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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그림 그리고 이야기 붙이기

[창작 소설] 피파개구리의 죽음

by 석아산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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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제가 AI 프로그램을 통해 생성한 그림을 바탕으로 하여, 그것에 직접 제가 이야기를 써서 붙인 것입니다. AI는 그림을 그리고, 저는 그것에 이야기를 붙이려는, AI-석아산의 콜라보 기획입니다.-

 

 

 

 

이리저리 아무리 살펴보아도, 이 피파 개구리는 도저히 눈 뜨고는 봐줄 수 없는 흉물이었다.
몸은 넓적 납작했고, 그 등에는 벌집처럼 생긴 많은 구멍이 나 있었으며, 팔다리는 몸체에 그냥 이리저리 볼품없게 끼워 맞추어진 듯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조물주가 이 피조물을 취기(醉氣) 또는 분기(憤氣) 도중에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이 피파 개구리도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흉한 외모를 끔찍이 증오하였다. 그는 자신의 외모를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 늘 숨어 다녔다.
그의 기피증이 극에 이르자, 이에 따라 몸조차도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주변의 환경에 맞게 몸의 색깔과 무늬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그는 다른 어떤 개구리보다 주위에 완벽하게 동화되는 위장술을 갖추게 되었다.

그가 평소와 다름없이 바위틈에 숨죽여 몸을 숨기고 있던 어느 날, 그의 앞으로 알록달록 빨갛고 노란 색으로 치장한 예쁜 암캐구리가 황급히 다가오는 게 보였다.
이 빨간 암캐구리는 막다른 곳에 이르자 매우 당황하는 눈치였다.

 



피파 개구리는 살아오면서 여태껏 이렇게 아름다운 암캐구리를 본 적이 없었다. 그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피파 개구리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일생일단의 용기를 내어 이 암캐구리에게 말을 걸었다.
“아름다운 아가씨, 왜 이렇게 당황하시죠?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암캐구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하였다.
“아아 저는 지금 살모사에 쫓기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제 이렇게 막다른 곳에 몰렸으니 제 삶도 여기서 끝나겠군요.”
이렇게 말하면서 피파 개구리를 흘끗흘끗 바라보던 암캐구리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당신은 몸집도 크고 참으로 늠름하군요. 그리고 당신은 참 정교한 위장색을 가지고 있네요. 저도 당신처럼 그렇게 완벽한 위장술을 가지고 있다면 살모사 따위한테 잡아먹힐 운명은 아니었을 텐데...”
갑자기 암캐구리는 울기 시작하였다.

이 피파개구리는 아름다운 암캐구리가 우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약해졌다. 게다가 자신을 늠름하다고까지 말 해 주다니···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는 이 암캐구리를 보호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제가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을 텐데요,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암캐구리는 콧소리를 내며 교태 섞인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아아 당신은 역시 용감하고 멋진 사나이 중의 사나이로군요! 당신이 저를 좀 숨겨줄 수 없을까요?”
피파 개구리는 신나서 외쳤다.
“그럼요! 제가 당신을 숨겨 드리지요. 제 배 밑에 숨어 있으면 걸리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암캐구리는 자못 심각한 얼굴이 되어 말하였다.
“안돼요, 제 몸은 너무나 빨개서, 몸을 완전히 숨기지 않는 이상 들키고 말 거에요. 심지어 그림자조차 빨간 걸요. 부탁인데, 제가 당신의 입속에 들어가 있으면 안 될까요.”
피파개구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이를 허락하였다. 그는 입을 크게 벌려 암캐구리를 맞아들일 준비를 했다. 암캐구리는 고맙다고 인사하고 그 입속으로 들어갔다. 피파개구리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살모사가 이 막다른 장소에 다다랐다. 살모사는 혀를 날름거리며 열심히 암캐구리를 찾기 시작했다.

피파개구리는 이 아름다운 암캐구리를 도울 수 있어서 아주 기뻤다. 그는 자신을 처음으로 인정해 준 이 암캐구리에게 연정을 느꼈다. 그는 상상의 나래를 폈다. 이 위기가 지나고 나면 나는 이 암캐구리에게 구애를 하리라, 그리고 서로 사랑을 하고, 청혼을 하고···

피파개구리가 이런 상상을 하고 있는 와중, 그는 입천장이 따끔따끔 거리는 것을 느꼈다. ‘왜 그러지’하고 생각을 했지만, 별 것 아니려니 하고 참았다.
그러나 이제는 입천장이 후끈거리기 시작하였고, 입에서 역한 냄새가 났다. 피파개구리는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암캐구리를 뱉어낸다면, 아마 그녀는 물론이거니와 그 자신까지도 저 살모사의 먹이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러나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불로 달군 바늘이 입천장을 찌르는 것 같았고, 고막이 녹아내리는 듯 하였다. 그는 점점 혼몽 상태로 빠져 들었다. 머릿속의 뇌수가 입속까지 흘러 내려 비릿한 냄새를 풍겼고,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다.

결국 이 피파개구리는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그 이유도 모르는 채 죽어 버리고 말았다.

살모사가 돌아가고 나자, 싸늘하게 식은 피파개구리의 주검- 그 입을 열고 독개구리가 기어 나왔다.
“하하, 이 바보녀석.”
독개구리는 비웃으며 이 주검을 향해 침을 한 번 뱉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다시 자기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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