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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마침표가 50개도 되지 않습니다.
쉼표는 수 천 개가 넘을 것입니다.
어떤 말씀인지 아시겠나요?
이 작품은, 포르투갈의 작가가 자신의 엄혹했던 파시즘 시대를 서술한 책입니다.
수많은 인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쉴 새 없이 쏟아냅니다. 그곳에는 논리도 없고, 오로지 의식의 흐름, 그리고 감상들 뿐입니다.
그리고 그 의식의 흐름은, 시공을 넘나듭니다.
몇 십 년 전의 이야기, 바로 다음 문장에 지금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신이 없습니다.
마치 어질러져 있는 퍼즐들의 조각을 작가가 우리 눈앞에 흩뿌려 놓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그 질서없는 퍼즐을 서로 끼워맞춰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냅니다.
포르투갈의 엄혹한 현대사... 공산주의를 배격하는 아주 우악스러운 장관의 폭력,
그리고 그 폭력을 곁에서 보는 주변의 하녀들...
사랑했던 아내, 이제는 자기를 떠난 아내에 이상스러울 정도로 집착하는 장관, 그 장관에게 희생당하는 어린 소녀의 진술...
진술, 진술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룩하고,
우리는 마치 소설의 공간 팔멜라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참 읽기 어려운 소설입니다. 그만큼 번역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이렇게도 이야기를 쓸 수 있구나, 참 저로서는 많은 걸 배운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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