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거운 책읽기(책리뷰)

[책 리뷰] 찰스 부코스키,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

by 석아산 2022. 7. 26.
반응형

 

 

10년 전쯤, 그의 작품에 빠진 적이 있었다.

작가로서 그에게 부러운 점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생각한 것을 바로 내뱉는 재능이다.

 

그의 뇌는 텅텅 빈 것 같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말 그대로 '배설한다'.

그래서 처음 그의 책을 봤을 때,

대단한 놈이다, 대담한 놈이다, 그렇게 느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그의 전 작품을 읽었다. '팩토텀'이니, '할리우드'니, '여자들'이니 하는 소설들. 사실 제목만 다르지, 다 똑같은 이야기이다. 술을 마시고, 어떻게 여자나 꼬셔볼까 하는 이야기다.

 

정말 비루한 이야기다. 그런데 재밌다. 그게 부코스키 작품의 특징이다.

 

뭐, 더이상 할말이 없다. 그저 솔직한 작품, 내장을 드러내는 작품이기 때문에, 호오가 심하게 갈린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뿐.

 

읽고 깔깔대고, 배설한 것처럼 시원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그의 작품 만한 게 없다는 것,

정도를, 말해둘까.

 

음, 바로 이 작품은,(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면),

에세이집인데, 그답게 엉망진창이다. 술냄새가 풍기고, 새벽의 숙취처럼 골때리는 글들이다.

 

하지만 그다운 매력 만큼은 살아있다. 적어도 위선은 부리지 않는 그 매력 말이다.

 

나는 분명 말한다. 이것은 호오가 갈리는 작품이라는 것을!

 

이 작품은 도저히 추천은 못하겠다.

 

그저,  그럼에도,

읽을 테면 함 읽어보시라.

 

 

 

<소설 속 문장들>

 

  •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 주지 않을 것은 우리의 미치광이, 우리의 암살범이 우리의 현재 삶, 훌륭한 미국 전통 방식의 삶과 죽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우리 모두 겉보기엔 미치광이가 아니라는 게 기적이다! 대신 꽤 암울하게 존재해 왔으니 우리는 있는 그대로 광기에 대해 솔직히 말해야 한다.
    난 산타페에서 연설을 한 번 했고, 아니 꽤 취해 있었고, 친구가 좀 알려진 정신과 의사였는데 술을 마시는 와중에 내가 몸을 숙이고 물었다. “진, 말해 봐. 내가 미쳤어? 어서 말해 줘. 감당할 수 있어.”
    그는 남은 술을 들이켠 다음 잔을 커피 테이블에 내려놓고 말했다. “그걸 알고 싶으면 우선 돈을 내.”
    그래서 적어도 우리 중 한 사람은 미쳤다는 걸 알았다. 
  • 이 시대가 좋다. 이런 기분이 좋다. 젊은이들이 마침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젊은이가 점점 더 많아졌다. 하지만 그들은 매번 감정에 휘둘리고 그 휘둘림에 죽음을 당한다. 늙고 완고한 사람들은 겁에 질렸다. 그들은 혁명이 매국의 방식으로 투표를 불러오리란 걸 알고 있다. 우리는 총알 없이 그들을 죽일 수 있다. 단순히 더 현실적이고 더 인간적이 되어 쓰레기를 몰아내는 것으로 그들을 죽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영리하다. 그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줄까? 험프리 아니면 닉슨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차가운 똥이나 따뜻한 똥이나 다 똥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