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라운 세상

초등 국어수업 34시간 늘린다...'심심한' 논란 사라질까

by 석아산 2022. 8. 30.
반응형

저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그 중에서도 국어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요새 어린 학생들이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하고, 이것이 초등교육 등의 부재라고 진단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이런 문해력의 저하 현상은 가정에서의 교육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토론하는 문화가 정착해 있는 가정의 자녀는, 문해력을 자연스레 갖추게 됩니다.

그러니까 1차 책임은 가정에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식구끼리 대화하기 좋은 식사 시간에는, "밥상머리에서는 말하는 거 아니다!"라고 하면서 말 못하게 하고, 아이들이 뭔가 물어보려고 하면 "아빠 텔레비전 보니까 조용히 해"라고 하고, 잠잘 때 "엄마 책 읽어줘" 그러면 피곤해서 못 읽어준다고 그러고... 

이번에는 부모가 큰맘먹고 오랜만에 애들하고 대화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애들이 핸드폰을 보면서 "아빠 나 유튭 보고 있으니 좀 나가줄래", 그럽니다 ㅋㅋㅋ 그러니 뭐 문해력이 발달할 틈이 있겠습니까. 문해력 발달은 문장에 대한 해독력 이전에, 기본적, 구어적 언어 구사 능력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겁니다.

당연히 이러니 '심심한 사과'를 '지루한 사과'로 해독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겠죠.

 

2차 책임은 당연히 초등학교 교육에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어서 잘 아는데, 요새 아이들의 언어는 '또래 언어'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은어나 비속어, 유행어가, 이제 세분화되어, 학년마다 따로 쓰는 언어가 있을 정도입니다. 교사들이 이를 잘 캐치하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분석해 보고 이를 교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때 초등학생한테 그런 언어를 무조건 쓰지 말라고 하면 안 됩니다.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쓰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러한 또래 언어의 '정도성'이 극단적으로 나아갔을 경우, 이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언어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줘야 합니다.

 

그러니, 초등학교 교육에서도 '국어수업을 무조건 늘리는 것'보다, 학생과 교사가 충분히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야겠죠.

 

자, 그런 상황이 충족될 때에야, 바로 이렇게 국어 수업 시간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국어 수업이 교사-학생의 쌍방향 대화식 수업이 될 때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이번 국어수업 시간을 늘리는 것에 찬성하는 편입니다.

 

 

자, 이를 염두에 두고 교육부에서 발표한 새로운 국어 교육 시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선택과목이 도입되는데, 이번에 공개된 시안을 보면 국어 과목에서는 기초 문해력 교육이 강화되며 이를 위해 초등학교 국어 수업 시간 34시간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독서와 작문', '주제 탐구 독서', '독서 토론과 글쓰기' 등 주체적, 능동적 독서 활동 과목들도 신설된다고 합니다. 아주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 능력은, 모든 창의적 사고의 밑바탕이 됩니다. 하이데거가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는데, 언어로 인해서 존재가 성장해 나가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렇듯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죠!

 

이상 석아산이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