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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충북대 약대 교수, '처리 후 희석한 후쿠시마 오염수 마시겠다'

by 석아산 202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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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핵종 제거설비로 정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
다핵종 제거설비로 정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

충북대학교의 한 약대교수, 그것도 방사선의학과 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동일하게 처리하고, 바닷물과 섞이는 동일 비율로 만든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공언하고 나섰습니다.

 

전문가가, 그것도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렇듯 호언을 하고 나선 것은 처음입니다.

일단은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요.

 

그의 말을 들어보고, 과연 맹점은 없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나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 과학으로 판단할 사안을 주관적 느낌으로 왜곡하지 말라."

 

30년 가까이 대학에서 방사성의약품학을 연구하고 강의한 국내 전문가의 말입니다.

그는 정치권 등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오염수를 ALPS, 즉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하고 방류농도로 희석한다면 그것을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자,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일까요. 그가 최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인터넷 공개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도록 합시다.

아, 일단 이 분은 충북대학교의 방사선의약품학과의 박일영 교수입니다. 그는

 

"국민 정서에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 되지 않는, 그렇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도 보이지 않는 소모적 논란이 과학과는 동떨어진 주관적 견해들에 의해 증폭돼 국민의 공포만 키워가고 있다"며 이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박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부터 충북대 약대에 재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대학 약대 학장을 지냈으며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 분과학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분야의 충분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그의 주장과 근거를 한번 보도록 합시다.

 

박 교수는 "오염수를 처리한 뒤 삼중수소를 방류농도인 1ℓ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한다면, 이 물 1ℓ를 마시더라도 내가 받는 실효 선량은 0.000027 mSv(밀리시버트)"라고 했습니다.

 

"이는 바나나 1개를 먹을 때 바나나에 포함된 칼륨-40 등에 의해 받는 실효선량 0.0001 mSv의 약 1/4"이라고 했습니다.

또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PET 검사를 하기 위해 방사성동위원소인 불소-18을 DOPA라는 물질에 치환해 넣은 방사성의약품을 정맥 주사할 때 환자가 1회당 받는 실효선량이 9.25~18.5 mSv"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이 실효선량이 환자에게 오히려 암을 유발한다면 어느 의사가 파킨슨 의심환자에게 PET진단을 처방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전체 후쿠시마 오염수 전체에 포함된 삼중수소량인 780 TBq을 상정하더라도 "북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돼 우리나라 근해로 돌아올 때의 농도의 물이라면 평생 마셔도 문제가 없다. 사람은 이미 그보다 높은 방사선량이 포함된 음식물을 매일 먹고 마시며 산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다핵종제거설비를 통해서 방류한 물이 바닷물과 희석되어 우리나라에 돌아올 때 쯤에는 괜찮다는 것인데요.

 

이 주장에는 이런 맹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 초기, 아직 바다의 물과 많이 섞이지 않은 고농도의 삼중수소 물이 불러오는 환경 오염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물론 북태평양을 돌고 돌아 우리 근해에까지 그 오염수가 올 때쯤에는 많이 희석되는 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만약  고농도 오염수에 의해 오염된 후쿠시마의 수산물 등이 수입되거나 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요.

 

따라서 이분의 주장은, "절대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당분간 수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분도 그것에는 동의하시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자, 다음 근거를 보지요.

 

박 교수는 "ALPS로 흡착과 필터를 거쳐 기타 핵종들을 제거했다면 미세 고형물이나 부유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기타 핵종들에 의한 추가 실효선량도 역시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박교수는 이 주장과 근거에 대한 전제 조건을 달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이 제반 시험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여기서 그가 분개하는, 바로 정치의 더러움이 개입합니다.

그는 한국의 일부 정치인이 지금 방사선 위험도를 과장한다고 하고 있지만, 일본 정치인들의 정보 공개 불투명성에 대해서는 별로 지적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한국 정치인의 '더러운 선동'에는 주목하면서, 정작 일본 정치인들의 '검은 속내'에 대해서는 모른 척 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 일본 내의 환경 단체 등에서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에 대해 투명한 정보 공개를 하지 않는다며 성토하고 있습니다.

 

박 교수께서 말하는 그 '정치인의 더러움', 그 벽은 일본이 훨씬 두텁고 높습니다. 우리나라 시찰단이 가도, 직접 시료를 채취하도록 하지도 못하게 하는데, 도대체 무슨 공정함을 논한단 말입니까.

 

만약 당신한테 진짜 후쿠시마 오염수, 그것이 북태평양을 돌고 돌아 한국에 도착했을 때, 다소 치명적인 양의 방사선량이 검출되었다고 해봅시다.

 

그럼 당신은 이렇게 말하겠죠.

 

"내가 말한 건, 일본이 발표한 양을 전제로, 그만큼 섞였을 때의 '이론적 양'을 말한 것이므로, 이 물은 그런 예측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마시지 않겠다." 라고요.

 

제발, 좀 그러지좀 맙시다. 그냥 일본 국내에서 탱크 만들고 지상에서 보관하고, 일본의 업보로 일본이 그런 것을 관리하게 좀 놔두면 안 됩니까. 일본의 자민당 보수 극우 세력들의 '정치적 선동'에 얼마나 더 놀아나야 한다는 말입니까.

어쨌든 이 분은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가 ALPS로 처리된 물을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그 물을 마시겠다고 비분강개하여 말씀하신 분입니다. 그분의 용기에는 어. 쨌. 든. 박수를 보냅니다.

 

박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제는 우리 국민의 식탁과 수산업계, 요식업계를 위해 수습을 해야 할 때이지, 정치권 등 책임 있는 분들이 국민에게 공포심을 줄 일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관련 전공을 한 사람으로서 욕을 좀 먹더라도 얘기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글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주변에 쓰레기가 많이 흩어져 있다고 해서 담배꽁초 하나를 더 버리는 게 좋은 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누군가 담배꽁초 하나를 더 버렸다고 해서 온 세상이 담뱃재로 다 뒤덮였다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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