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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일기

9900만년 전 달팽이의 산란 과정이 담긴 보석

by 석아산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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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달팽이 좋아하세용? 저는 민달팽이는 징그러워서 좀 무섭지만... 그냥 달팽이는 넘 좋아합니다.

 

제가 사는 이곳 장흥 시골에는 달팽이가 정말 너무나 많습니다. 낮에 하도 많이 기어다녀서, 길에 달팽이의 점액질이 햇빛에 반사되어 아주 길이 반짝반짝하답니다! 넘 환상적인 광경이죠^^

 

그런데 무려 9900만년 전의 달팽이 산란과정이 그대로 담긴 화석이 있습니다. 한번 볼까요^^

 

 

아시다시피 달팽이는 연체동물이기 때문에, 화석으로 남기가 쉽지 않습니다. 뼈 등 단단한 부분이 드물기 때문이죠.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나무의 수지가 굳어서 된 보석, 호박에 갇힌 경우입니다.

 

호박 속에 있는 곤충이나 식물은 1억 년이 지나도 죽었을 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생생한 고생물의 모습을 그대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고해상도 CT 기술까지 발전하여 굳이 호박을 파괴하지 않고서도 생명체의 모습을 3D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하네요.

 

독일 젠켄베르크 자연사박물관의 과학자들은 미얀마에서 발견된 9900만년 전 호박 속에서 아주 보기 드문 장면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호박 속 생물은 달팽이 인데, 달팽이 옆에 있는 5마리가 가장 독특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바로 새끼 달팽이인 것인데요, 이 달팽이가 큰 달팽이와 함께 호박 속에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 연구팀은 이 화석을 고해상도 CT로 스캔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예상대로 이 달팽이는 출산 중인 암컷과 그 새끼들이었다고 합니다.

즉 백악기 달팽이의 출산 장면이 호박 속에 그대로 보존된 것입니다. 마치 9900만년 된 스냅 사진과 같네요. 정말 신기합니다.

 

이 달팽이는 크레타토르툴로사 기그넨스라고 명명되었으며, 현생 근연종과 비슷하게 알 대신 새끼를 낳는 달팽이였다고 합니다. 새끼를 낳는 달팽이라니... 알면 알수록 신기하네요.

 

그런데 이렇게 알 대신 새끼를 낳으면, 어미에게 더욱 부담이 된다고 합니다. 한 번에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태어나자마자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 새끼들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장점 역시 존재하죠.

위험하더라도 더 많은 자손을 남길지, 아니면 적게 낳더라도 생존 확률을 높일지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생물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다만 다양한 번식 전략이 존재한다는 것을 볼 때, 이 백악기에도 아주 생태계가 복잡하고 풍성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룡이 뛰어다니던 시기에, 이렇게 작은 달팽이들도 열심히 자신의 환경에 맞추어 진화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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