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붓다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세상에 대한 하나의 전제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바로 '이 세상과 삶은 고통이다'라는 전제입니다. 아주 부정적인 세계관이죠. 쇼펜하우어가 이 불교에서 영향을 받은 게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이 세상에 대한 진단을 하지만, 처방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의사로 치자면, "음, 당신은 암에 걸렸소. 죽은 목숨이요. 그럼 이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종교적 가르침은 그래서는 안 되겠죠.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고통이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의 처방도 제시합니다. 다행히도, "이 세상 모든 것이 고통이니, 그냥 세상을 떠나라."라고, 그런 허무자의자의 처방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고통이고, 인생은 무상하고, 모든 것에 '자아'란 없..
2022.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