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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읽기(책리뷰)58

[책 리뷰] 데카메론 아주 야한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그런데 현재 저의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제 성애 소설은, 제가 읽어도 재미가 없습니다. 흥분되지도 않습니다. (오, 신이시여! ㅠㅠ) 저는 닥치는 대로 나름 야하다는 소설을 읽어 왔습니다. 일단 사드... 사드는 '쥐스틴', '소돔 120일', '규방 철학' 등을 일본어판과 영어판으로 읽었습니다. 그는 일단 지나치게 진지합니다. 문란한 성생활을 자유롭게 그리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 그 모든 행위들은 수비학적으로 엄격하게 통제되어 있습니다. 그의 방종은, 사실 숨막힐 듯한 이성의 손아귀 위에서 펼쳐집니다. 그것이 너무나 못마땅했죠. 다음은 카사노바의 자서전... 카사노바의 자서전은, 감미롭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허세, 그리고 작가의 어릿광대짓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 2022. 9. 19.
[책 리뷰] 작가란 무엇인가 책 제목부터가 좀 이상하긴 합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작가란 무엇인가, 결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당신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말문이 터억 막힐 것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도 모르는 것, 그건 그다지 큰 어려움이 아닙니다. 무엇을 얼만큼 말할 것인가, 이것이 더욱 큰 문제이지요. 게다가 작가라니요. 특히 산문 작가들이란! 그들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만 말하고 싶어합니다. 자신의 프라이버시에 대해서는 절대로 직접 말하기를 꺼려하지요. 대부분 그럴 것입니다. 그들은 '작가'라는 이미지 때문에 어느 정도 존경을 받기는 하지만, 그들의 삶은 아주 더티하거나, 찌질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작가에게 더욱 수치스러운 것은, 그들의 삶이 때론 지루하다는 겁니다. 대개 그들은 하루종일 글.. 2022. 9. 18.
[책 리뷰] 미움받는 식물들, 존 카디너 지음 가을, 시골 들판을 걷다보면 알 수 없는 잡초들을 아주 많이 마주칩니다. 그 잡초들은 대개, 그저 발에 채이기만 할 뿐, 인간에게 어떠한 이익도, 어떠한 해악도 끼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작하는 작물'에 반대되는 개념으로서의 '잡초', 즉 우리 농경에 심각한 방해가 되는 풀들도 있지요. 이 책은 이러한 잡초들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를 밝히는 아주 흥미진진한 책입니다. 농경이 시작된 후, 인류에게 가장 고된 작업은 무엇일까요. 여러분, 농사를 지어보신 분들은 알 것입니다. 모내기, 김매기, 가을걷이 중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은 김매기입니다. 옛날부터 인류가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바로 '잡초를 제거하는 것'과 거의 동의어였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잡초를 제거하려는 노력을 할 때마다, 어떤 잡초들은 더욱 무.. 2022. 9. 12.
[책 리뷰] 대심문관의 비망록 이 작품, 마침표가 50개도 되지 않습니다. 쉼표는 수 천 개가 넘을 것입니다. 어떤 말씀인지 아시겠나요? 이 작품은, 포르투갈의 작가가 자신의 엄혹했던 파시즘 시대를 서술한 책입니다. 수많은 인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쉴 새 없이 쏟아냅니다. 그곳에는 논리도 없고, 오로지 의식의 흐름, 그리고 감상들 뿐입니다. 그리고 그 의식의 흐름은, 시공을 넘나듭니다. 몇 십 년 전의 이야기, 바로 다음 문장에 지금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신이 없습니다. 마치 어질러져 있는 퍼즐들의 조각을 작가가 우리 눈앞에 흩뿌려 놓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그 질서없는 퍼즐을 서로 끼워맞춰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냅니다. 포르투갈의 엄혹한 현대사... 공산주의를 배격하는 아주 우악스러운 장관의 폭력, 그리.. 2022. 8. 27.
[책 리뷰] 물은 H2O인가? 이 책은 도발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은 과연 H2O인가?" 네, 당연하지요. 우리는 과학 시간에 그렇게 배워 왔고, 이건 당연히 상식입니다. 그럼 물이 H2O이지, 그게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지닌, 이런 과학적 결론의 '유일무이성'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라고 권유합니다. 이 H2O라는 것은 물론 과학의 탁월한 이론적 성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하나의 '정설'로 굳어짐에 따라, 이 H2O라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전까지 다양하게 존재해 왔던 이론들은 모두 폐기되어 버렸습니다. 저자는 이것이 옳지 않다고 말합니다. 다양한 과학적 이론들이 서로 맞서며, 그것이 서로를 보충하는 '상보성'을 가지는 것이 더욱 좋은 태도라고 역설하지요. 예를 들면, 물의 성질에 대한 플로지스톤주의와.. 2022. 8. 2.
[책 리뷰] 찰스 부코스키,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 10년 전쯤, 그의 작품에 빠진 적이 있었다. 작가로서 그에게 부러운 점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생각한 것을 바로 내뱉는 재능이다. 그의 뇌는 텅텅 빈 것 같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말 그대로 '배설한다'. 그래서 처음 그의 책을 봤을 때, 대단한 놈이다, 대담한 놈이다, 그렇게 느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그의 전 작품을 읽었다. '팩토텀'이니, '할리우드'니, '여자들'이니 하는 소설들. 사실 제목만 다르지, 다 똑같은 이야기이다. 술을 마시고, 어떻게 여자나 꼬셔볼까 하는 이야기다. 정말 비루한 이야기다. 그런데 재밌다. 그게 부코스키 작품의 특징이다. 뭐, 더이상 할말이 없다. 그저 솔직한 작품, 내장을 드러내는 작품이기 때문에, 호오가 심하게 갈린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뿐. 읽고 깔깔.. 2022.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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